Page 20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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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지옥에 떨어진다는 것입니다.
관세음보살이 세인世人에게 나타난 사례는 아주 흔합니다. 그 중에서
도 가장 유명한 곳이 중국 보타락가산寶陀洛迦山입니다. ‘보타’란 인도말로
‘희다’는 뜻이고 ‘낙가’는 ‘꽃’이란 말로서 보타락가는 ‘흰 꽃’이란 뜻입니
다. 관음도량觀音道場을 백화도량百華道場이라고도 합니다. 보타락가산에
조음동潮音洞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나는 가보지 못하였지만 사진으로 여
러 번 보았습니다. 그곳에서는 누구든지 정성껏 기도하면 수시로 관세음
보살이 나타납니다. 그래서 중국에는 성지聖地와 명소가 많지만 돈이 많
이 생기는 곳은 보타락가산입니다. 온 천하 신도들이 관세음보살을 친견
하려고 많이 오기 때문입니다. 수백, 수천 명의 사람이 모여 향을 꽂고 정
성껏 기도 하면, 그 가운데 관세음보살이 나타나 때로는 법문도 하고 여
러 동작을 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그런 것을 보면 신심이 솟아나 신도들
이 돈을 막 쏟아 놓고 갑니다. 그래서 해방 전까지만 해도 보타락가산 절
한 곳에만도 대중스님이 사천여 명 살았습니다. 그리고 신도들이 자꾸 와
관세음보살을 친견한 후에는 돈을 쏟아 놓고 갑니다.
그런데 제일 문제되는 것은 사신공양捨身供養입니다. 관세음보살 친견
에 너무 감격하여 ‘이 몸을 관세음보살께 바치겠다’고 높은 절벽에서 떨어
져 몸을 공양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사신공양을 못 하도록 관세음보살이
자주 나타나는 주변에는 이리저리 막아서 사람이 죽지 못하도록 조치를
했습니다. 그래도 가끔 사신공양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이것이 유명한 보
타락가산의 관세음 현신現身입니다.
관세음보살은 보타락가산에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금사탄에도 퍽
자주 나타났다는 것입니다. ‘금사탄두마랑부’라는 이 이야기는 보통 사람
이 말한 것이 아니고 선종의 가장 큰 종파인 임제종의 제3세 적손嫡孫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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