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0 - 고경 - 2019년 12월호 Vol. 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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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을 수 없다.

             부처님은 여러모로 코끼리와 인연이 깊다. 경전에 의하면, 부처님의
           아버지 정반왕과 어머니 마야 부인은 혼인한 지 이십여 년이 지나도록 자

           식을 낳지 못하여 걱정하였다. 부모님뿐만 아니라 카필라국 백성 모두가
           왕자가 태어나기를 간절히 바라는 가운데 마야 부인이 어느 날 밤 꿈을

           꾸었다. 경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표현하고 있다.



                “뜨거운 열기가 식은 여름밤, 시원한 바람에 깊은 잠이 든 왕
                비는 신비한 꿈을 꾸었다. 여섯 개의 이빨을 황금으로 치장한

                하얀 코끼리가 허공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일곱 부위가 땅에
                닿는 거대한 코끼리는 놀랄 겨를도 없이 성큼성큼 다가와 옆구

                리로 들어왔다. 알 수 없는 상쾌함을 느끼며 잠에서 깬 왕비는
                왕을 깨워 꿈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이른 아침 궁전의 뜰은 왕

                의 부름을 받고 달려온 바라문과 선인仙人들의 발걸음으로 분
                주했다.

                ‘들으시오. 왕비가 간밤에 여섯 개의 이빨을 가진 코끼리가 오
                른쪽 옆구리로 들어오는 꿈을 꾸었소. 무슨 징조이겠소?’

                웅성거리던 바라문과 선인들이 한목소리로 답하였다.
                ‘경하 드립니다. 태몽입니다.’

                국사 마하나마가 앞으로 나와 설명하였다.
                ‘여섯 개의 이빨을 가지고, 일곱 부위가 땅에 닿는 흰코끼리는

                잠부디빠를 통일할 전륜성왕만이 가질 수 있는 보배입니다. 왕
                비께서 전륜성왕이 되실 왕자를 잉태하신 것이 분명합니다.’”

                      - 『부처님의 생애』(조계종출판사, 조계종교육원 편저, pp.2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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