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2 - 고경 - 2020년 1월호 Vol. 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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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깨치고, 바로 알고, 바로 가르치는 것입니다. 그 스님이 항시 하시는

           말씀이 있습니다.



                “점점 오매일여한 때에 이르렀어도                         漸到寤寐一如時
                 다만 화두 하는 마음을 여의지 않음이 중요하다.  只要話頭心不離.”


             이 한마디에 스님의 공부가 들어 있습니다. 공부를 하여 오매일여한

           경계, 잠이 아무리 들어도 일여하며 8지 이상 보살 경계, 거기에서도 화
           두는 모르는 것입니다. 그런데 앞에서도 말했듯이 몽중일여도 안된 거

           기에서 화두 다 알았다고 하고 내 말 한번 들어보라, 하는데 이것이 가
           장 큰 병입니다.

             다 죽어가는 사람에게 귀하고 좋은 약을 가지고 와서 “이 약만 먹으
           면 산다.” 하며 아무리 먹으라고 해도 안 먹고 죽는 것은 어떻게 합니까.

           먹여서 살려 낼 재주 없습니다. 배가 고파 다 죽어가는 사람보고 만반진
           수滿盤珍羞를 차려 와서 “이것만 잡수시면 삽니다.” 해도 안 먹고 죽으니,

           부처님도 어떻게 해볼 재주가 없습니다. 아난이 30여 년 부처님을 모셨
           지만 아난이 자기 공부 안 하는 것은 부처님도 어쩌지 못합니다.



             오늘 법문을 요약하면, 불교란 것은 팔만대장경이 그토록 많지만 ‘마

           음 심’자 한 자에 있다는 것입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마음의 눈만 뜨면
           일체만법을 다 알 수 있고, 삼세제불을 다 볼 수 있고, 일체법을 다 성취

           하는 것입니다. 마음의 눈을 뜨는 것이 바로 자성을 보는 것이고 견성이
           란 말입니다. 그러니 우리가 어떻게든지 노력해서 마음의 눈을 바로 떠

           야 되는데 가장 빠른 길이 화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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