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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했다, 즉 양변이 서로서로 융통하고 양변이 서로서로 초월했다는 말입니
다. 그렇게 되면 원명일관圓明一貫, 둥글게 밝다, 모든 것이 다 원만구족圓
滿具足해진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일관할 것 같으면 계사종취契斯宗趣, 화
엄종취華嚴宗趣에 맞다 그 말입니다.
근본요지는 어느 곳에 있느냐 하면 화엄종취라는 것은 다른 곳에 있는
것이 아니고 쌍차쌍조에 있다, 그 말입니다. 쌍차쌍조라 하는 것을 확실
히 바로 알면 이 화엄종취를 알 수 있습니다. 이것이 청량 국사의 화엄종
취에 대한 정의입니다.
천태 스님은 말씀하시기를, “중도란 것이 쌍차쌍조이니 이것을 바로
알면 중도인 동시에 일승이고 원교이고 법화도리다.”라고 말씀하셨으며,
청량 스님은 “화엄이 원교인데 화엄도 또한 딴 것이 아니라 쌍차쌍조인
데, 이 도리를 분명히 알 것 같으면 화엄도리의 종취를 알 수 있다.”고 말
씀했습니다. 화엄에 대해 천태 스님과 청량 스님의 말씀이 다른 것은, 원
교라는 것은 같은데 화엄종에서는 『법화경』을 대승종교大乘終敎라 해서
‘최후의 교리’이지 ‘원만원교’는 못 된다고 말씀하신 것으로, 그것은 서로
서로 입장이 다르기에 이리도 표현하고 저리도 표현한 것입니다.
이랬든 저랬든 간에 불교에서 가장 구경인 최후 원리를 설한 경을 화
엄, 법화라 하는데, 이를 총칭하여 일승원교一乘圓敎라 합니다. 그러니 일
승원교란 그 대표적인 천태 스님과 청량 스님의 말씀과 정의에 의하면 쌍
차쌍조하는 중도에 서 있는 것이 즉 화엄이요, 법화다, 이것입니다.
쌍차쌍조라는 것, 이것이 이론적으로 들어가면 아주 어려운 것입니다.
양변을 완전히 초월하여 양변이 완전히 합해서 통한다, 그러면 화엄의 사
법계四法界가 벌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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