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9 - 고경 - 2020년 2월호 Vol. 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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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정상적이지만, 누구의 방해와 처벌도 없이 자아를 온전히 밀고나가는

            기쁨을 주는 것이 나의 비非직업적 글쓰기다. 적어도 삶의 의미를 찾는
            동안에는, 의미 있는 삶을 살아갈 수 있다.



                “하루 스물 네 시간 어떻게 마음을 써야 합니까?”

                “ 그대는 스물 네 시간의 부림을 받지만 나는 스물 네 시간을
                 부리면서 산다, 그대는 어느 시간을 묻는 것인가.”



              삶의 의미는 여러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태어남과 죽음 사이의 시간

            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시간은 끊임없이 흐르고, 나도 시간을 따라서 흘
            러간다. 시간에겐 물기 하나 없는데도 강물처럼 느껴진다. 굳이 마음을

            쓰거나 신경 써야 할 시간은 없다. 어차피 시간이 알아서 움직인다. 내가
            굳이 손쓰지 않아도 시간이 대신 해결해주었다. 제아무리 사나운 고통이

            라도, 시간에 멱살 잡혀 끌려가는 것을 보았다.
              나는 인생에 대한 해답을 갖고 있다. ‘누구나 죽고 언젠가는 죽는다’는

            것이다. 사람에게 주어진 시간은 짧기도 하고 길기도 하지만 결국엔 한정
            돼 있다. 그 와중에서 시간을 이기는 방법이 있다면 법신을 남기는 일이

            다. ‘자기가 좋아하면서 자기가 잘 할 수 있는 일을 끝까지 하고 어찌됐든
            하는 것.’ 삶은 외로운 것이지만 혼자서만 걸을 수 있는 길이 기필코 하나

            는 존재한다. 밥 먹은 힘으로 생각을 하고 생각을 한 힘으로 글을 쓴다.
            이번 생은 이런 모습 정도로 마무리하게 될 것 같다. 아무래도 좋고 이 길

            이 답이 아니었어도 상관없다. 어쨌든, 내가 걸었다.
              늙어가는 자들은 인생이 부질없다고 투덜거린다.

              자기가 실컷 살아놓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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