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20년 5월호 Vol.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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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願이었습니다. 즉 근본 목표다 이 말입니다. 그렇다면 처소는 어디로 정
하나? 물색한 결과 봉암사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처음에 들어갈 때는
우봉 스님이 살림 맡고, 보문 스님하고 자운 스님하고 나하고 이렇게 넷이
들어갔습니다. 청담 스님은 서로 약속은 했었지만 해인사에서 가야총림伽
倻叢林 한다고 처음 시작할 때는 못 들어오고. 그 뒤로 향곡香谷, 월산月山,
종수宗秀, 젊은 사람으로는 도우道雨, 보경寶境, 법전法傳, 성수性壽, 혜암慧
菴, 종회의장 하던 의현義玄이는 그때 나이 열서너댓 살 되었을까? 이렇게
해서 그 멤버가 한 20명 되었습니다. 살기는 약 3년 살았습니다.
들어가서 첫 대중공사大衆公事를 뭘 했느냐 하면, 혹 이런 이야기하면
‘지금이라도 실천하자고 하는가?’ 이렇게 의심할는지 모르겠지만, 살았던
그대로 이야기하는 것이지 지금 당장 꼭 이대로 하자는 말은 아닙니다. 우
선 법당 정리부터 먼저 하자, 이렇게 되었습니다. 세상에 법당 정리를 하
다니 무슨 소리인가?
우리 한국불교는 가만히 보면 간판은 불교 간판을 붙여 놓고 있지만,
순수한 불교가 아닙니다. 칠성단도 있고, 산신각도 있고, 온갖 잡신들이
소복이 들어앉아 있습니다. 법당에 잡신들이 들어앉을 수는 없는 것이니
법당 정리부터 먼저 하자, 그리하여 부처님과 부처님 제자 이외에는 전부
다 정리했습니다. 칠성탱화, 산신탱화, 신장탱화 할 것 없이 전부 싹싹 밀
어내 버리고 부처님과 부처님 제자만 모셨습니다.
자세히 이야기를 하려면 여러 날 해야 되니 자세히 다는 이야기 못하겠
고, 그 다음이 이제 불공佛供인데, 불공이란 것은 자기가 무엇이든 성심껏
하는 것이지 중간에서 스님이 축원해 주고 목탁 치고 하는 것은 본시는 없
는 것입니다. 꼭 부처님께 정성 드리고 싶은 신심 있는 사람이 있으면 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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