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20년 5월호 Vol. 85
P. 22
지 “스님” 소리하는 것이 없습니다. 이런 소리, 나이 많은 사람은 다 알 것
입니다. 스님이 다 뭐야, 자기 종 취급인데. 나도 처음 승려 되어 그런 소
리 들어봤습니다.
우리도 보살계菩薩戒를 하자. 법을 세우려면 보살계를 해야 되니까. 자
운 스님이 『범망경梵網經』을 익혀 가지고 처음으로 보살계를 했습니다. 보
살계 한다는 소문이 이리저리 나가지고, 서울, 부산, 대구, 진주, 마산, 저
먼 데서부터 사람들이 많이 왔어요. 그 심심산골에 수백 명이 왔어요, 방
에 꽉 앉혀 놓고 말했습니다.
“당신네가 여태까지 절에 다니면서 부처님께는 절했지만, 스님들 보고
절 한 일 있나? 생각해봐, 스님은 부처님 법을 전하는 당신네 스승이고 신
도는 스님한테서 법을 배우는 사람이야. 당신네는 제자고, 스님은 스승인
데, 법이 거꾸로 되어도 분수가 있지 스승이 제자 보고 절하는 법이 어디
있어. 조선 5백 년에 불교가 망하다 보니 그렇게 되었는데 그것은 부처님
법이 아니야. 부처님 법에 신도는 언제나 스님들한테 세 번 절하게 되어
있어. 그러니 부처님 법대로 하려면 여기 다니고, 부처님 법대로 하기 싫
으면 오지 말아. 그렇다고 꼭 우리말대로 하라 이 말도 아니야. 하기 싫은
사람은 나가 나가란 말이야.”
한 사람도 안 나가요.
“그럼 부처님 법대로 하겠다는 말인데, 꼭 부처님 법대로 하려면 일어
서서 절 세 번씩 하란 말이야. 그것이 부처님 법이니까. 억지로 하라는 것
아니야. 하기 싫은 사람은 나가.”
그랬더니 전부 일어나서 절을 세 번씩 했습니다. 절을 다 하고 난 후에
말했습니다.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