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53 - 고경 - 2020년 5월호 Vol. 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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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는 사업을 진행하며 고창 문수사를
찾게 되었다. 문수전에 참배하러 들어
간 순간 ‘아, 이 분이 노승의 모습을 한
문수 보살이구나!’ 하는 생각이 순간 들
었다(사진 1).
「문수사 창건기(1758년)」에 의하면
“신라 초기 자장 대사가 이 절을 창건
했는데 여러 번 병화로 불타버렸고 남
은 것은 오직 문수 보살 석상이 있을
뿐”이라고 했다. 또 다른 기록인 「고
창현 축령산 문수사 한산전 중창기
(1843)」에 의하면 “자장 율사가 중국에
서 귀국길에 이 곳을 지나다 중국의 청
량산과 비슷해 절을 짓고 석불상을 조
사진 1. 고창 문수사 석상.
성해 문수사라고 이름했다.”고 전한다.
문수사 석상은 현재 일부가 땅 속에 매몰되어 있어 민속학자들은 ‘땅에
서 용출하는 미륵’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문수사의 문수전 석상은
노승의 이미지를 한 문수 보살상으로 여겨진다. 청량산 문수사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 문수신앙처와 동일한 명칭을 사용하였고, 조선시대에도 유
일하게 남은 석상을 문수 보살상이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을 기록에서 찾
을 수 있기 때문이다.
상하로 긴 둥근 상호는 볼이 통통해 언뜻 보면 동자와 유사한 느낌을
주지만, 끝이 아래로 처진 눈썹과 구부린 어깨에 닿을 듯 말 듯 한 큰 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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