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02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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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 표기된 경책이 놓
여 있어, 의식 집전 때
어떤 경이나 의문儀文
등이 사용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이렇게 여
법如法하게 재를 올려
망자를 왕생극락케 하
기 위해서는 먼저 도
량을 갖가지로 장엄하
사진 5. 영산재 의식, 법고무.
고 육법공양을 올리며
식당작법에 필요한 공양물을 함께 준비하며, 영단에도 제수祭需를 마련하
여 명복을 발원하는 절차를 빠짐없이 준비한다.
이처럼 여러 도상이 복합적으로 배치된 것이 감로탱화이다. 그래서 여
러 불화들을 회통시키는 종합적인 성격을 띤다고 할 수 있다. 상단의 불보
살의 세계는 무색계無色界를, 중단의 시식단施食壇과 작법승중의 의례도에
보이는 비구·비구니·사미·사미니 등은 청정한 마음을 지닌 스님들과 그
세계, 즉 성문·연각 등이 머무는 색계色界로 볼 수 있다. 하단의 여러 장면
들은 욕계欲界의 육도六道를 나타낸다고 해석할 수 있다. 감로탱화를 삼
계三界를 표현한 우리나라의 독특한 ‘종합 불화’로 해석하는 것도 이 때
문이다. 시방세계十方世界의 고통 받는 모든 중생이 재齋의식을 통해 극
락에 태어날 수 있다는 믿음을 그림으로 표현한 것이 감로탱화라 하겠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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