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6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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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어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시비선악의 분별심이 없
                어져야 하는 것입니다. 이웃을 나로 보고 내가 이웃이 되고 열
                이 하나가 되고 백도 하나가되는 융화融化의 중도中道를 바로보

                고 분별의 고집을 버립시다. 모두가 분별심을 버리고 더불어 하

                나가 되어 삼대(麻)처럼 많이 누워있는 병든 사람을 일으키고 본
                래 청정한 사바세계를 이룹시다.” (1993년 부처님오신날 법어에서)



             사바세계의 참모습은 수억 만 년 우주를 비추는 태양이나 티 없이 맑은

           창공과 같이 청정하다. 하지만 분별심으로 인하여 욕심과 고통이 생겨나
           며, 시비선악도 본래 하나인데 이를 분별하는 마음속에 타오르는 불을 끄
           기 위해 바닷물을 다 마시려는 것과 같다. 하여 성철 스님은 나와 이웃이

           하나 되고 더불어 잘 사는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분별심을 버

           리고 융화의 중도를 직시해야 하며, 그럴 때 삼대[麻]처럼 누워있는 수많은
           병든 이들을 치유하고 본래 청정한 사바세계를 보듬을 수 있음을 설파하
           고 있다. 이처럼 우주의 모든 존재가 상호연관성을 지니며, 한 몸임을 인식

           하는 성철 스님의 일체 생명에 대한 ‘모심’의 가르침은 법어 ‘참다운 불공’에

           서 찾아 볼 수 있다.


                “ 집집마다 부처님이 계시니 부모님입니다. 내 집안에 계시는 부

                모님을 잘 모시는 것이 참 불공佛供입니다. 거리마다 부처님이

                계시니 가난하고 약한 사람들입니다. 이들을 잘 받드는 것이
                참 불공입니다. 발밑에 기는 벌레가 부처님입니다. 보잘 것 없
                어 보이는 벌레들을 잘 보살피는 것이 참 불공입니다. 머리 위

                에 나는 새가 부처님입니다. 날아다니는 생명들을 잘 보호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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