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38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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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다. 우리 모두 이렇듯 거룩한 법을 가르쳐 주신 석가세존께
깊이 감사하며 항상 불공으로 생활합시다.”(1983년 5월, 어버이날
기념 종정 법어에서)
세상에서 가장 존귀한 것으로서 생명을 있게 하고 생명을 자라게 하는
근원적인 힘은 과연 무엇인가? 그것은 어디를 가나 만나는 수많은 불공대
상[부처님]을 모시고 미래겁이 다하도록 불공을 올리는 자비실천이다. 이처
럼 성철 스님의 진정한 불공의 생활화의 강조는 모든 생명은 상의상자相依
相資의 연기성緣起性 속에 있음의 인식이다. 그런데 오늘날 많은 이들이 아
상으로 독선과 이기를 주장하고, 다른 이를 미워하고, 해치고자 하는 무
서운 몰이해의 장벽을 쌓아가고 있다. 작금의 이러한 어두운 현실을 극복
하는 것은 연민과 조화 위에 서로를 아끼는 공존의 지혜를 밝히는 일이야
말로 생명의 당위當爲임을 스님은 설파하고 있다.
“ 인연이라는 매듭에 얽혀 서로의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모든
생명은 상의상자相依相資의 연기성緣起性 속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기와 독선이 뿜어대는 공해가 지금의 우리 시대를 어둡게 만
들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가 ‘나’만의 이윤을 탐
하고 ‘나’만의 안일을 추구해 왔습니다. 만약 우리가 연기라는
사상성의 토대 위에 선다고 하면 결코 다른 이의 희생을 강요
하는 비리를 저지르지는 않을 것입니다. 생명은 결코 서로를 학
대할 권리를 지니지 못했습니다. 오히려 연민과 조화 위에 서로
를 아끼는 공존의 지혜를 밝히는 일이야말로 생명의 당위일 것
입니다.” (1984년 부처님오신날 종정 법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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