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1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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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이자 영원한 가르침이다. 평화와 자유는 결코 반목과 질시로 얻어질
수 없고 오로지 상호 이해에서 얻어 질 수 있다는 것이다. 대립은 투쟁을
낳고 투쟁은 멸망을 낳으며 미움은 결코 미움으로 지워질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하여 성철 스님은 상호이해 기반의 동체대비의 자비실천이 선결
되어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모든 생명이 하나일 수 있다는 사유, 즉 생명
을 존귀하게 여기고 모든 생명에 동일한 가치를 부여하는 사유는, 생명이
경시되는 오늘날 생명의 ‘살림’의 가치로 매우 의미 있는 메시지를 담고 있
다 할 것이다.
성철 스님은 풍요로운 물질과 편리한 이기로 지구를 주름잡고 화려하게
살고 있으면서도 그 어느 때보다도 초조와 불안의 늪에서 공포에 떨고 있
는 것은 바로 무명의 그림자가 가려서 진정한 눈을 뜨지 못한 데서 기인한
다고 설한다. 그래서 어리석은 중생들에게 지혜의 등불을 밝혀 본래불을
볼 것을 설파한다.
“ 넓은 가을 들판에 출렁이는 황금물결은 부처님들의 공양구供
養具요, 깊은 골짜기에서 졸졸 흘러내리는 맑은 물은 일체를 해
갈解渴시키는 무상無上의 감로수입니다. 이 감로수를 백옥 잔에
가득 부어 부모조상 형제자매 서로 권할 적에 붉은 머리 흰 학
들은 앞뜰에서 춤을 추고 아롱진 꽃사슴은 흥을 못 이겨 녹음
방초綠陰芳草 뒷동산에 뛰어노니, 극락이 어디인고, 천당이 부
끄럽다! 성현달사聖賢達士 악마요부惡魔妖婦가 본래불의 마음으
로 무생곡無生曲을 합주합니다. … … 부귀허영富貴虛榮의 꿈을
안고 이리저리 날뛰는 어리석은 무리들이여! 눈을 들어 본래불
의 장엄한 세계를 바라봅시다.” (1990년 부처님오신날 법어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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