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0년 8월호 Vol.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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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아무리 죄를 많이 지었고 나쁜 사람이라도
           그 사람을 부처님같이 존경하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 불교의 생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부처님을 실례로 들어도 그와 같습니다. 부처님을

           일생 동안 따라다니면서 애를 먹이고 해치려고 수단을 가리지 않던 사람

           이 ‘데바닷타[調達]’입니다.
             보통 보면 데바닷타가 무간지옥에 떨어졌느니 산 채로 지옥에 떨어졌느
           니[生陷地獄] 하는데 그것은 모두 방편입니다. 중생을 경계하기 위한 방편입

           니다. 어찌 됐건 그러한 데바닷타가 부처님에게는 불공대천의 원수인데 부

           처님은 어떻게 원수를 갚았는가? 성불成佛, 성불로 갚았습니다.


                “죄와 복을 깊이 통달하여

                 시방세계에 두루 비추었다.

                 深達罪福相, 徧照於十方.”       5)


             착한 일 한 것이 시방세계를 비춘다고 하면 혹시 이해할는지 모르겠습

           니다만, 악한 짓을 한 무간지옥의 중생이 큰 광명을 놓아 온 시방법계를

           비춘다고 하면 아무도 이해하지 않으려 할 것입니다.
             가장 선한 것을 부처라 하고 가장 악한 것을 마귀라 하여 이 둘은 하늘
           과 땅 사이[天地懸隔] 입니다마는, 사실 알고 보면 마귀와 부처는 몸은 하
                            6)
           나인데 이름만이 다를 뿐입니다. 그러므로 아무리 죄를 많이 지었다 해도





           5) 『법화경입소法華經入疏』, X30, p.73a. X는 『속장경』.
           6)  하늘과 땅만큼의 격차가 벌어진다’는 뜻으로 승찬僧璨 선사의 『신심명信心銘』을 비롯해 여러 어록에
             ‘
             등장하는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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