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5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P. 115

지상의 현상에 대한 설명     그 당시의 사람들이 물리학에는 설명할 게
              더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생각할 정도로 뉴턴역학은 성공적이었다. 지상의
              물리현상 중에서 인상적인 것은 밀물과 썰물에 대한 설명이다. 밀물이 달

              의 인력에 의한 것이라면, 달이 하루에 한 번 뜨고 지므로 밀물과 썰물도

              하루에 한 번 일어나야 한다. 그런데 밀물과 썰물은 하루에 대략 두 번씩
              일어난다. 아주 간단히 말한다면, 달이 바닷물만 끄는 게 아니라 지구도
              끌기 때문이다. 뉴턴역학은 이것도 아주 명확하게 설명했다.

                밀물과 썰물이 지상에서 일어나는 일이기는 하지만, 이는 해와 달의 인

              력에 의한 것이다. 천체와 관련 없는 현상을 설명하려고 하면, 상황이 아주
              복잡해진다. 지상에서는 물체의 운동을 방해하는 것이 너무 많기 때문이
              다. 동력학 제1법칙인 관성의 법칙을 살펴보자. 이는 뉴턴역학의 출발점이

              다. 그래서 이보다 간단한 예를 찾기 어렵다. 그러나 쉽지 않다. 왜 그런가?



              관성의 법칙     엔진을 켜야 자동차가 가고, 책상 위의 컵을 밀어야 컵이
              움직인다. 엔진을 끄거나 컵에서 손을 떼면 정지한다. 이처럼 힘을 가해야

              물체가 움직이고 힘을 가하지 않으면 정지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상적 경험

              이다. 이와 달리 관성의 법칙은 힘을 가하지 않아야 물체의 속도가 일정하
              다고 한다. 우리의 경험과 상반된다. 갈릴레이가 행했던 관성에 관한 정교
              한 실험과 논리는 경험과 상반되는 개념을 정립하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보여준다. 이 어려움 때문에 그리스 이후 2천 년 이상 관성을 이해할

              수 없었다.
                마찰력은 관성을 이해하기 어렵게 만드는 대표적인 요소다. 엔진이 만들
              어내는 힘이 마찰력에 의해 정확하게 상쇄될 때, 자동차는 일정한 속도를

              낸다. 반대 방향으로 작용하는 두 힘의 크기가 같으면 두 힘은 서로 상쇄



                                                                         113
   110   111   112   113   114   115   116   117   118   119   1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