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3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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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유인력에 의한 천체의 형성과 우주공간     만유인력에 의해 질량을
          가진 모든 물체는 서로 끌어당긴다. 지구가 우리를 잡아당기기 때문에 산
          에 오르는 것이 힘들고 내려오는 건 쉽다. 지구가 모든 물체를 끌어당기기

          때문에 물 컵을 책상 위에 놓을 수도 있고, 그 컵에 물을 따를 수도 있다.

          우주 공간에 떠 있는 물체를 지구가 잡아당기는 순간에는 유성우를 보는
          행운을 누릴 수도 있다. 이뿐이 아니다. 천체가 형성되는 것도 우주 공간
          이 진공인 것도 모두 만유인력 때문이다.

            우주에 널려 있던 물체들이 만유인력에 의해 뭉쳐진 것이 천체다. 천체

          의 덩치가 커지면서 내부 압력과 온도가 높아지면 중심부에서 핵융합 반
          응이 시작되고, 스스로 빛과 열을 발산하는 별이 된다. 덩치가 작으면 항
          성 주위를 공전하는 행성이나 혜성이 되기도 하고 행성 주위를 공전하는

          위성이 되기도 한다. 어느 정도의 덩치를 갖는 천체는 주변의 물체를 끌어

          당기므로 우주 공간은 거의 완벽한 진공이 됐다. 인공적으로 만드는 진공
          보다 수천만 배 적은 압력의 진공이다.



          천체의 운행에 대한 예측과 설명     우주 공간에 극미량의 성간물질이

          존재하지만 그 정도로는 천체의 운동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천체
          의 운행 궤도를 바꿀 수 있는 단 하나의 가능성은 상당히 큰 다른 천체와
          의 충돌이다. 그러나 우주 공간에서 천체가 차지하는 부피는 지구에 있는

          모래 전체에서 모래 한 알이 차지하는 부피 정도에 비견된다. 그 마저도 천

          체 모두가 자신의 궤도를 따라 움직이므로 서로 부딪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은하가 형성되는 불안정한 시기가 지나면, 천체의 운행
          궤도는 수십억 년 동안 변하지 않는다. 지금 우리는 그런 안정된 은하에 살

          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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