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10 - 고경 - 2021년 3월호 Vol. 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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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를 버리고 중도적 통찰을 얻는 것이 불법의 핵심이라고 강조한다.
           셋째, 사견邪見은 팔정도의 제일항목인 정견正見의 반대로 진리에 부합하지
          않는 그릇된 견해를 말한다. 5가지 악견 중에서 유신견과 변견 등으로 구분

          한 4가지 범주 이외의 모든 삿된 견해가 모두 사견에 포함된다. 이를테면 선행

          이나 악행의 과보가 없다며 인과因果를 부정하거나, 국가와 사회 등 세간을
          부정하거나, 진정한 아라한이 없다며 출세간의 세계를 부정하는 것 등이다.
           사견에는 초월적 존재에 대한 갖가지 종교적 견해도 포함된다. 예를 들

          어 제석천이나 범천은 영원히 상주하며 변화가 없다는 견해, 자재천 등의

          신들이 모든 사물의 원인이라는 견해 등이다. 이는 신들은 영원불변하다
          거나, 신들이 만물을 창조했다는 등의 견해도 모두 사견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나아가 여러 가지 삿된 해탈[邪解脫]을 참다운 해탈이라고 보는

          것, 도道가 아닌 것을 도라고 집착하는 것도 사견에 포함된다.

           넷째, 견취견見取見은 잘못된 견해를 올바르다고 집착하는 것이다. 다섯
          가지 악견 중에 유신견, 사견, 변견 등의 잘못된 견해에 빠져 그것이야말
          로 탁월한 가르침이라며 집착하고, 그런 것들을 통해 열반을 얻을 수 있다

          고 믿는 것이다. 이렇게 잘못된 견해는 내면적 사유로 그치지 않고 행동으

          로 표출되고, 타인에게 강요하게 됨으로 갈등과 분란을 초래한다. 그래서
          『성유식론』에서는 견취견에 대해 ‘모든 투쟁을 불러일으키는 작용을 한다
          [一切鬥諍所依為業].’고 했다. 모든 갈등과 분열은 삐뚤어진 견해들이 서로 충

          돌하면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다섯째, 계금취견戒禁取見으로 갖가지 잘못된 계법에 집착하는 것이다.
          계금취견은 두 가지로 나눠지는데 첫째는 외도들의 잘못된 계법에 현혹되
          어 좋은 것이라고 집착하는 것이고, 둘째는 불교의 계법이라도 그 취지를

          이해하여 실천하기보다 조문과 형식에 집착하는 것이다. 계금戒禁이란 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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