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고경 - 2021년 5월호 Vol. 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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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방향을 전환하였을 때에 부처님을 떠나 버린 다섯 비구를 맨 처음 찾
          아갔습니다.
           처음에 그들 다섯 비구는 부처님이 타락하였다고 생각하여, 자기들을

          찾아오고 있는 부처님에게 인사도 하지 말자고 약속하였습니다. 그러나 정

          작 부처님이 자기들에게 가까이 오자, 스스로 한 약속을 잊어버리고, 대
          법大法을 성취한 만덕종사萬德宗師이신 부처님께 오체투지五體投地로, 곧
          온몸을 땅바닥에 대고 머리가 깨어지도록 절을 하였습니다. 그리고는 부처

          님을 자리에 모셔 놓고 “어찌하여 우리를 잊지 않고 찾아오셨습니까?” 하

          고 물었습니다. 부처님께서는 “너희들을 위해 찾아온 것이 아니라 법을 위
          해서 찾아왔다.”고 말씀하시면서, 대각大覺을 성취하신 것을 맨 먼저 그들
          에게 소개한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들이 다시 무엇을 어떻게 성취하셨는

          지를 물으니, 부처님께서는 “중도中道를 정등각正等覺하였다.”고 그 제일성第

          一聲을 토하셨습니다. 중도, 이것이 불교의 근본 사상입니다. 중도라는 것
          은 모순이 융합되는 것을 말하며, 모순이 융합된 세계를 중도의 세계라 합
          니다.

           세상의 이치는 모두 상대적相對的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선善과 악惡의

          상대, 시是와 비非의 상대, 유有와 무無의 상대, 고苦와 낙樂의 상대 등, 이
          렇듯 모든 것이 서로 상대적인 대립을 이루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서 이 현
          실 세계는 그 전체가 상대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자연 이 현실 세

          계에서는 모순과 투쟁이 생기게 마련입니다. 이 상대의 세계 곧 양변의 세

          계에서는 전체가 모순덩어리인 동시에 투쟁인 것입니다. 그 결과 이 세계
          는 불행에 떨어지고 마는 것입니다. 이와 같은 불행에서 벗어나고 투쟁을
          피하려면 근본적으로 양변, 상대에서 생기는 모순을 모두 버려야 합니다.

          이를테면 서로 옳으니 그르니 하는 시비是非를 버리면 그것이 바로 극락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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