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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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것이 하나뿐이기 다행이지, 만약 색욕 같은 것이 둘만 되었던들 천
하에 수도할 사람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이처럼 색욕이란 무서운 것이니, 이 색욕에 끄달리게 되면 수도는 그만
두고 지옥도 피하려야 피할 수 없으니, 도를 성취하고 실패하는 것은 색욕
을 이기느냐 지느냐 하는 데 달렸다 하더라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 무
서운 색욕을 근본적으로 끊고자 한다면 도를 성취해야만 한다.
그러므로 부처님도 “도를 성취하기 전에는 네 마음도 믿지 말라.”고 하셨다.
만약 ‘색욕을 끊지 않아도 수도하는 데 관계없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면, 이는 자기가 색욕에 끄달리어 남까지 지옥으로 끌고 가는 큰 악마인
줄 깊이 알고 그 말에 절대로 속지 않아야 한다.
영가永嘉 스님 같은 큰 도인도 항상 경계하였으니
“차라리 독사에게 물려 죽을지언정 색色은 가까이하지 말아라. 독사에
게 물리면 한 번 죽고 말지만 색에 끄달리면 세세생생 천만겁토록 애욕의
쇠사슬에 얽매여 말할 수 없는 고통을 받게 되니 피하고 또 멀리 하라.” 하
였다.
이 얼마나 지당한 말씀인가?
만약 이것을 끊지 못하면 항상 애욕만 머리에 가득 차서 도는 절대로 들
어가지 않는다. 그리하여 무한한 고의 세계가 벌어지는 것이다.
“색욕을 끊지 못하고 도를 닦으려 한다는 것은 모래를 삶아 밥을 지으려
는 것이다.”고 부처님께서 항상 말씀하셨다.
예로부터 참으로 수도하는 사람은 자기의 생명을 버릴지언정 색을 범하
지 않는 것은 이 때문이니, 남자는 여자를, 여자는 남자를 서로서로 멀리
하여야 한다. 만약 가깝게 하면 결국은 서로 죽고 마는 것이니, 서로서로
범과 같이 무서워하고 독사같이 피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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