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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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가 아니랴.
그러므로 속담에도 말하지 않았는가.
“미운 자식 밥 많이 주고, 고운 자식 매 많이 때린다.”
참으로 금옥金玉 같은 말이다.
항상 남이 나를 해치고 욕할수록 그 은혜를 깊이 깨닫고, 나는 그 사람
을 더욱더 존경하며 도와야 한다.
한산寒山 스님과 습득拾得 스님이 천태산 국청사에 있으면서 거짓 미친
행동으로 모든 사람들의 모욕과 천대를 받고 있었다.
그 주의 지사가 성인인 줄 알고 의복과 음식을 올리며 절하니 두 스님이
크게 놀라 외쳤다.
“이 도적놈아, 이 도적놈아!”
그리고는 도망쳐 달아나서는 다시 세상에 보이지 않았다.
또한 나옹懶翁 스님은 남에게 대접받지 않고 미움과 괄시를 받기 위해서
일부러 도적질을 다 하였다.
이것이 공부인工夫人의 진실방편眞實方便이다.
최잔고목摧殘枯木 !
1)
부러지고 이지러진 마른 나무막대기를 말함이다.
이렇게 쓸데없는 나무막대기는 나무꾼도 돌아보지 않는다. 땔나무도 되
지 않기 때문이다. 불 땔 물건도 못 되는 나무막대기는 천지간에 어디 한
곳 쓸 곳이 없는, 아주 못쓰는 물건이니, 이러한 물건이 되지 않으면 공부
인이 되지 못한다.
1) 대매산大梅山 법상선法常禪師의 게송에 나오는 표현으로 『경덕전등록』에 따르면 대매 법상의 게송은 다음
과 같다. 『경덕전등록景德傳燈錄』(T51, 254c), “摧殘枯木倚寒林 幾度逢春不變心. 樵客遇之猶不顧 郢人那得
苦追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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