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9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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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면 무슨 일이든지 내 허물만 보이고, 남의 허물은 보려야 볼 수 없는 것
이다.
세상 모두가 ‘내 옳고 네 그른 싸움’이니, 내 그르고 네 옳은 줄만 알면
싸움이 영원히 그치게 될 것이다. 그러니 깊이 깨달아 ‘내 옳고 네 그름’을
버리고 항상 나의 허물, 나의 잘못만 보아야 한다.
법연法演 선사가 말씀하였다.
“20년 동안 죽을 힘을 다해서 공부하니, 이제 겨우 내 부끄러운 줄 알
겠다.”
‘내 잘났다’고 천지를 모르고 어깨춤을 추는 어리석음에서 조금 정신을
차린 말씀이다.
뉴튼I.Newton은 천고千古의 큰 물리학자다. 세상 사람들이 자기를 ‘훌륭
하다’고 많이 존경하였으나 뉴튼 자신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였다.
자기가 생각해 볼 때는 자신은 대학자는 고사하고 아무것도 모르는 사
람인데, 왜 자기를 대학자로 취급하는지 의심했었다. 그래서 그는 항상 말
하였다.
“우주의 진리는 대해大海같이 넓고 깊다. 그러나 나는 바닷가에서 조개
껍질이나 줍고 노는 어린아이에 불과하여, 진리의 바다에는 발 한번 적셔
보지 못했다.”
이 말도 자기의 어리석음을 조금 짐작하는 말이다.
서양의 제일가는 철학자 소크라테스Socrates는 항상 크게 외쳤다.
“나는 단지 한 가지만 안다. 그것은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으로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볼 때, 세상 사람들은 참으로
제 못난 줄 아는 사람들이 아니요, 다 제 잘나 자랑하는 사람들이다.
임제종의 중흥조인 법연 선사의 말씀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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