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1 - 고경 - 2021년 6월호 Vol. 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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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는 것이 아니라, 평행하듯 혹은 직교
             하듯 때론 한 쪽을 바라보듯 배치되어
             있어도 왜 그렇게 배치되어 있는지 이

             해가 되는 것이 보통인데 관룡사의 경

             우처럼 특별히 설명하기 힘든 배치경향
             을 가진 사찰은 그리 흔한 것이 아니
             다. 또한 약사전 앞에는 약사전과 나란

             하게 작은 석탑이 있는데, 석탑 앞에서

             부터 바로 경사가 급해지기 때문에 약
             사전 앞쪽으로 건물이 들어서는 것은
             불가능해 사역이 약사전 앞쪽에서 뒤

             쪽으로 옮겨진 것도 아니다(사진 3. 관룡              사진 4. 약사전의 약사불과 대좌(문화재청).

             사 항공사진).
               이와 같은 지형조건으로 보아 관룡사의 중심사역은 적어도 조선초기부
             터는 현재의 위치였으며, 약사전도 1507년부터는 지금처럼 대웅전 영역의

             앞쪽에 조그만 하게 자신의 영역을 구축해 놓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약사전에 봉안된 불상은 연구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고려 초에 조성된 불
             상이라고 하는데, 약사불이라면 가지고 있어야 하는 전형적인 특징인 약
             상자[藥函]를 들고 있지 않다. 물론 약상자를 들고 있지 않더라도 약사불일

             수는 있는데, 지금 있는 대좌에는 “大曆七年(772)”이라고 쓰여 있어 불상과

             도 시기차이가 많이 난다(사진 4. 약사전의 약사불과 대좌).
               이외에도 확인해야할 것은 약사전 앞의 석탑이다. 이 탑은 규모가 2m
             정도에 불과한 작은 탑으로 기단을 하나의 큰 돌로 사용하고 있는 등 여러

             모로 고려 후기 이후에 조성된 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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