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4 - 고경 - 2021년 11월호 Vol. 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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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도도 담겨 있다고 하겠다.
           사실상 ‘정혜등학’의 제창도 명확하게 ‘돈오’의 입장에서 출현한 것이라고
          하겠다. 더욱이 도신으로부터 끊임없이 ‘법계일상法界一相’을 강조하였는데,

          ‘정’과 ‘혜’가 각별하다면 일법一法에 이상二相이 되어 버리고, 그렇다면 ‘돈

          오’의 입장과도 괴리가 발생하게 된다. 후에 논하겠지만, 명대明代 왕수인王
          守仁이 『단경』으로부터 깨달음을 얻고 양명학陽明學을 일으키며 ‘지행합
          일知行合一’을 제창하는데, 이 ‘지행합일’의 사유 양식은 바로 ‘돈오’를 바탕

          으로 한 ‘정혜등학’과 깊은 관계가 있다고 하겠다.

           이와 같이 『단경』은 철저하게 ‘돈오’의 입장에서 전체적인 논리를 전개하
          고 있다고 하겠다. 그렇다면 『단경』에서는 이러한 ‘돈오’에 도달하는 수행법
          을 과연 어떻게 시설하고 있을까? 이른바 ‘무념無念·무상無相·무주無住’의

          삼무三無라고 할 수 있는데, 다음에 이를 고찰하고자 한다.



























                    이경미 작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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