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1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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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 쟁반을 보니 담았던 고기가 그대로 있었습니다.
구담은 이 일을 매우 이상히 여겨 진평왕에게 말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왕이 사신을 보내어 그를 청하고자 하였습니다. 사신이 가보니 혜숙은 술
집에서 술이 많이 취하여 여자를 안고 자고 있었습니다. 그것을 본 사신이
나쁜 놈이라고 만나지 않고 궁중으로 되돌아가는데 얼마 안 가서 또 혜숙
을 만났습니다. 혜숙의 말이 “신도 집에 가서 7일재七日齋를 지내고 온다.”
는 것이었습니다. 사신이 놀라 왕에게 가서 전후사를 말하여 왕이 신도 집
과 술집을 자세히 조사하여 보니 다 사실이었습니다.
수년 후 혜숙이 죽으니 마을 사람이 이현耳峴 동쪽에 장사를 지냈습니다.
장사 지내는 바로 그 날 마침 이현 서쪽에서 오는 사람이 있었는데 길가에
서 혜숙을 만나게 되어 “어디로 가십니까?” 하고 물으니, “이곳에 오래 살
았으니 딴 곳으로 간다.”고 하였습니다.
그렇게 인사하고 헤어진 후 조금 있다가 돌아보니 혜숙이 공중에서 구
름 타고 가는 것이 뚜렷이 보였습니다. 그는 크게 놀랐습니다. 그래서 걸
음을 재촉하여 급히 이현의 동쪽에 와서 보니 장사 지낸 사람들이 아직 남
아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이 자기가 본 것을 이야기하는 것을 듣고 묘를 파
헤쳐 보니 묘 속에는 과연 아무것도 없고 헌신 한 짝뿐이었습니다.
너는 똥을 누고 나는 고기를 눈다
혜공惠空 스님은 신라 선덕여왕善德女王(재위 632~646) 때 사람인 천진공天
眞公의 집 종의 아들로서, 아명兒名은 우조憂助였습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남이 생각만 하고 말은 하지 않아도 그것을 다 알아맞히는 등의 신기한 일
이 많았습니다. 그래서 천진공은 그에게 예배하며 “지극한 성인이 내 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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