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0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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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12호 | 지혜와 빛의 말씀 |
                                           살생은 군자의 소행이 아니다



                                           혜숙惠宿 스님은 신라 진평왕眞平王
                                         (재위 597~631) 때 스님으로 적선촌赤善
         역대 고승들의                         村에 이십여 년 동안 숨어 살았습니

         해탈경계와                           다.  그때  국선國仙인  구담瞿旵이  그

         세 가지 자재                         근처에 가서 사냥을 하니, 혜숙도 같
                                         이 놀기를 청하여 구담과 함께 사냥

                                         을 하였는데, 많은 짐승을 잡아 삶아
         성철스님
                                         서 잔치를 하였습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6·7대 종정
                                           혜숙은 고기를 잘 먹다가 구담에

                                         게 문득 물었습니다.

                                           “더 좋은 고기가 있는데 드시렵니
                                         까?”
                                           그 말에 구담이 좋다고 하자, 혜숙

                                         이 한 옆에 가서 자기의 허벅지 살을

                                         베어다 구담 앞에 놓는 것이었습니
                                         다. 구담이 깜짝 놀라니 혜숙이 꾸짖
                                         었습니다.

                                           “내 본래 그대를 어진 사람으로 알

                                         았는데  이렇듯  살생함을  좋아하니
                                         어찌 어진 군자의 소행이라 할 수 있
                                         겠소?”

                                           말을 마치고 가버린 뒤에 그가 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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