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2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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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혜공스님과 원효스님의 설화가 깃든 포항 오어지吾魚池와 오어사吾魚寺 전경. 사진 현봉 박우현.
계신다.”고 크게 존경하였습니다.
그가 자라서 스님이 되어서는 항상 술을 많이 먹고 거리에서 노래 부르
고 춤추며 미친 사람같이 돌아다녔습니다. 또 번번이 깊은 우물 속에 들어
가서 여러 달 동안 나오지 않곤 하였습니다. 만년에는 항사사恒沙寺에 있었
는데, 그때에 원효元曉 대사가 경전의 주해註解를 지으며 어렵고 의심이 나
는 것은 혜공에게 물었습니다.
하루는 원효와 같이 강에 가서 고기를 잡아먹고 똥을 누는데 산 고기가
그대로 나왔습니다. 그러자 혜공이 원효를 보고 희롱하여 말하기를 “너는
똥을 누고 나는 고기를 눈다[汝屎吾魚].”라고 하니, 그 뒤로 절 이름을 오어
사吾魚寺로 고쳐 불렀다고 합니다.
하루는 구담공瞿旵公이 많은 사람들과 산에 놀러갔다가 길에 혜공스님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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