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22년 8월호 Vol. 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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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어서 그 시체가
썩어 있는 것을
보고 크게 슬퍼하
였습니다. 그런데
성중城中에 돌아
와 보니 혜공스님
은 여전히 술에
취해서 노래 부르
고 춤추며 돌아다
니고 있는 것이
었습니다. 사진 2. 혜숙스님과 혜공스님에 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 『삼국유사』.
사진. 국가문화유산포털.
또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그 무렵 진언밀종眞言密宗의 고승 명랑明朗이 금강사金剛寺를
새로 짓고 낙성을 하는데, 당대의 유명한 승려가 다 왔으나 오직 혜공스님
만이 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명랑이 향을 꽂고 마음으로 청하자, 혜공스
님이 그것을 알고 “그렇게 간절히 청하므로 할 수 없이 온다.” 하며 그곳에
왔습니다. 그때에 비가 몹시 왔으나 옷이 조금도 젖지 않았을 뿐더러 발에
흙도 묻지 않았습니다.
혜공스님은 승조僧肇 법사가 지은 『조론肇論』을 보고 자기가 전생에 지은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그 말은 자신이 전생에 승조 법사였다는 말입니다.
승조 법사도 깨달음을 얻어 자유자재한 분이었습니다. 혜공스님이 배운 바
없어도 이처럼 원효스님이 모르는 것을 물어볼 정도이며 또 신통이 자재
하여 분신까지 하는 것을 보면, 스님의 말을 거짓말이라 하여 믿지 못할 까
닭이 없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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