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1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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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현대불화는 어느 범주에 포함될까? 넓은 의미에서는 교화용의 범
주에 포함되는 것 같아 보이지만 자세히 보면 그렇지도 않다. 직접적인 교
리에 대한 전달이 아니고 간접적이고 해학에 가까운 표현이기 때문이다.
역시 새로운 영역으로 보아야 맞다. 그가 추구하는 불화는 대중이 함께 소
통하고 누구나 친근하게 다가가는 생활 속에서의 그림이다.
“불화를 누구나 편안하게 대하면 좋을 겁니다. 종교에 상관없이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그림으로 비종교인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는 것이
현대불화를 그리게 된 이유이죠.”
신 작가는 작품전을 위해서만 작품을 준비하지 않는다. 날마다 수행일
기를 쓰듯 기록을 남긴다. 대중과 소통하기 위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등 SNS 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부처님의 그림을 선보인다. 그는 수행자의
마음으로 지금까지 매일매일 부처님의 그림을 온라인에 올리는 작업을 해
오고 있다. 바로 <매일 부처님>이다.
누구와 약속을 한 것은 아니다. 스스로와의 약속을 매일 지키고 있는 것
이다. 그저 붓을 들고 점 하나 찍으면 그날그날 붓이 손길을 끌고, 부처님
이 스스로 걸어 나오신다. 손바닥만 한 종이에 등장한 부처님은 그 모습이
각양각색이다. 어느 날은 아기같이 귀엽다가 어느 날은 기괴하고 또 어느
날은 한없이 처연하기도 하다. 하나이기도 하고 여러 명으로 등장하기도
하고, 단청을 옮겨놓은 오방색의 추상 문양이기도 하고, 흑백의 판화처럼
표현하기도 한다. 작품의 소재나 동·서양화의 구분, 구상·비구상의 구
분, 재료로 변별되는 구분도 짓지 않는다. 그는 자신의 그림을 사불寫佛수
행으로 생각하고 매일 붓을 잡는다.
“현대불화를 온라인을 통해 많은 사람들이 친숙하게 다가갔으면 합니
다. 그림 속에서 불교 교리가 자연스럽게 느껴지고 생활 속에서 함께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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