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고경 - 2022년 9월호 Vol. 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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년 10월 13일 낙성식을 했으니 약 3년 6개월이 걸렸다. 이때 신진환 작가
          도 합류하여 남북한 합동작업에 참가하게 된다.
           사실 반공교육을 따로 받고 38선을 넘어가는 순간에는 몸이 경직될 정도

          로 긴장감이 돌았다고 한다. 혹시라도 남한으로 돌아오지 못하는 것은 아

          닐까 걱정도 되었다고. 그러나 작업은 순조롭게 잘 진행되었고, 일을 모두
          마치고 25명이 닭 4마리 끓여 회식을 하는 날에는 서로가 서로에서 닭다리
          를 권하고 서로 사양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차마 가장 맛있는 부위를 선

          뜻 먹을 수 없는 마음은 어느새 서로 위하는 마음이 생겼기 때문일 것이다.

           함께 일하던 북측의 어떤 이는 계속 함께 작업하고 싶은 마음에 제자가
          되고 싶다는 표현도 해 왔으나 마음뿐이었다. 결국 이별의 시간은 다가왔
          고 그렇게 남한으로 돌아오게 되었다. 당시 신계사의 작업은 신 작가 인생

          에 있어서 큰 불사였다고 회상한다. 언제 다시 그곳에 가 볼 수 있을까 하

          는 아쉬운 마음이 전해진다. 잠시나마 불화로 남북한이 하나되는 순간이
          었고, 그 기록화는 오랜 세월 남겨질 것이다. 이렇듯 신진환 작가의 현대
          불화의 남다름은 전통의 기반, 다양한 경험에서 시작하게 된다.




            불화로 대중과 함께 소통하려 하다


           신진환 작가의 미륵부처는 천진난만 그 자체다. 유쾌한 표정으로 TV를

          보거나 컴퓨터에 빠져 있다. 신나게 춤을 추다가도 인공위성을 타고 참선

          을 한다. 화사한 핑크색, 옅은 그린톤, 파스텔톤의 AI로봇 부처님이라니
          이전까지 전통불화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색채이다. 불화에서 이제까지 사
          용하지 않았던 독특한 현대적 색채미와 한국적 전통 해학미가 교차한다.

          한국 불화의 새로운 장르의 탄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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