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고경 - 2022년 10월호 Vol.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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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일본불교는 쇼토쿠태자의 일대승을 토대로 한 일승불교에서
바뀐 적이 없었다.” (『일본불교』 중 일부)
흥미로운 점은 하나야마가 ‘일승평등주의’를 전개하면서 차용한 이들(호넨,
신란, 에이사이, 도겐 등)이 가마쿠라불교鎌倉佛敎의 조사들인 점이다. 즉, 쇼토
쿠태자 시대 이후 일본불교의 본질을 나라시대와 헤이안시대(8∼12세기)가 마
치 없었던 것처럼 무시하고, 바로 가마쿠라시대(12∼14세기)로 건너뛰었다.
나아가 일승평등의 본질에 따른 실천으로 ‘진속일관眞俗一貫’을 제시했
다. 일본불교는 출가와 재가를 없애고, 남녀비천의 차별을 인정하지 않는
진속일관의 불교로 발전했다는 것이다. 하나야마의 이러한 주장은 계율연
구자 이시다 미즈마로石田瑞麿(1917~1999)의 진속일관과 연결된다.(『고경』
2022년 4월호) 이시다가 “하나야마 신쇼에게 배웠다.”고 말한 것처럼, 이시
다의 진속일관은 하나야마가 (의도적으로) 가볍게 다룬 사이쵸最澄에 집중했
다. 다시 말해, 하나야마의 ‘쇼토쿠태자→가마쿠라 불교’를, ‘쇼토쿠태자→
사이쵸→가마쿠라 불교’로 진속일관을 연결시켰다.
가마쿠라 불교의 비상
1930~40년대는 일본불교의 원류를 인도가 아닌 일본의 고대불교에서
찾으려는 경향이 강화된 시기이다. 하나야마의 쇼토쿠태자론 역시 이러한
배경하에서 나왔다. 하나야마의 일본불교론의 특징은 ‘일본에만 있다’라는
고유성일 것이다. 동일한 구조론(쇼토쿠태자→가마쿠라 불교)을 주장한 이에
나가 사부로家永三郎는 하나야마와 달리 ‘일본에도 있다’라는 보편성을 역
설했는데, 이 점이 두 사람의 대비되는 지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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