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0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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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 지극히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 「인도철학의 요령」(1887) 중에서
탄잔이 불서강좌를 인도철학으로 개칭한 연유와 함께 불교를 철학적이
고 실험적인 관점에서 심성철학心性哲學으로 표현하고 있다. 나아가 1880
년대 말에 ‘일본이 근대국가로 나아감에 있어 종교를 어떻게 채용할 것인
가’라는 논의가 무르익었다. 이 물음에 대해 이노우에 엔료井上円了
(1858~1919)는 불교가 기독교를 이기기 위한 도구로써 종교라는 용어를 채
용할 것을 주장했다. 즉, 종교가 영어의 religion이란 용어로 정착하는 데
는 이노우에의 공이 컸다.
반면, 탄잔은 이 논의에 대해 전혀 참전하지 않다가 이후 이노우에와 결
이 다른 “불교는 종교가 아니다.”라는 시각을 제시했다. 그는 불교의 비종
교성을 주장하기 위해 종교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탄잔의 주장을 간략히
요약하면, 기독교가 모델이 된 서양의 종교개념이 서양이 아닌 곳에서 그
대로 적용하기에는 심각한 한계성을 드러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헨리 스
틸 올콧Henry Steel
Olcott(1832~1907)이 일본
을 방문했을 당시 나눴
던 『불교문답』에서 불교
는 종교가 아닌 ‘도의철
학(moral philosophy)’이
적당하다고 언급했다.
당시 탄잔이 올콧의 과학
사진 5. 『인도철학의 요령』(1887). 사진 일본 국립국회도서관 디지
털 콘텐츠. 적 종교로서 불교를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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