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59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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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가 시발점이다. 탄잔이 이 강좌명을 ‘인도철학’으로 바꾸면서 학과 탄생
             에 기반을 다졌다.



                탄잔의 인도철학



               탄잔에게 있어 인도철학은 우리가 생각하는 지역종교학, 즉 인도 불교
             학이나 인도 종교학은 아니었던 것 같다. ‘불서강의’가 ‘인도철학’으로 강좌

             명이 바뀐 후 탄잔이 선택한 교재는 『대승기신론』과 『원각경』이었다. 더해

             서 도쿄대학철학회에서 「인도철학의 제학과 그 차이印度哲學の諸學と徑庭あ
             る說」(1884)를 발표했을 때, “인도철학(즉 불교)의 대략은 교·이·행·과의
             4종으로 나뉜다.”라며 인도철학이 포괄적 의미의 불교를 지칭한다고 했

             다. 인도철학에 대한 그의 생각은 「인도철학의 요령印度哲學の要領」에서 좀

             더 철학적 관점으로 발전한다.


                  “인도는 상고上古로 문화의 면에서 가장 상고에 속한다. 지금 불교

                  의 성질을 살펴보면 석가씨는 자성의 실리를 발명하여 불교를 만

                  들어 심성의 실험을 보리·열반·진여·불성이라고 이름하고 각
                  종으로 교화하였다. 그런데 석가의 출세는 상고 아직 미개한 시대
                  로 사람들 모두 기괴한 것을 받아들였지만, 후세 학과 분립에 이르

                  러서는 대체로 종교로서 받아들이게 되었다. 그렇더라도 불교는

                  다른 종교와 같이 유명황망幽冥荒茫한 믿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
                  다. 올콧 씨가 ‘종교라는 것을 불교에 쓰는 것은 타당치 않고 불교
                  는 오히려 도의 철학으로 칭해야 한다’라고 말하지만, 나는 심성철

                  학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며, 본교에서 인도철학이라고 개칭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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