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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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보이는 연꽃이, 먼저 뿌리를 내리고 잎이 생
기고 꽃이 피어나 만개하고 열매를 맺는 과정과
관법수행 단계를 비유하였다. 그렇다면 반가상
은 사유관을 어떻게 표현하였을까?
전 영주에서 출토된 청동반가상을 보자(사진
10). 높이 10.7cm 소형반가상은 왼손으로 턱을
받치고 있다. 두상과 보관 부분이 마치 피어나는
연꽃처럼 표현되었다. 중앙박물관 소장 반가사
유상(사진 11)은 높이 8.9cm 소형 반가상이며, 보
사진10. 전 영주 출토 청동반가상, 관 부분 연꽃 모양이 전 영주출토 반가상과 같다.
호림박물관 소장.
길고 갸름한 상호와 수골청상이 특징인 북위시
대 불상이다. 이와 같이 두 구의 반가상은 사유
관 수행 중에 보이는 연꽃을 보관 전체에 표현하
고 있다. 그렇다면 구 국보 78호(사진 9)의 보관은
과연 무엇을 사유관하는 것일까? 그리고 그의 상
호에서 보이는 그 묘한 미소는 무슨 의미인가?
미륵상생신앙의 사유도상인 국보 78호 반가상
은 도솔천의 상세한 모습을 사유관하고, 도솔천
의 묘한 기쁨을 하나하나 사유하는 형상이다(一
一思惟 兜率陀天 上上妙快樂). 그가 도솔천 광경을 하
사진11. 금동반가사유상,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나하나 사유관하는 동안 그곳의 기쁨과 희열이
미소를 띠게 하였다. 그의 보관은 사유관을 수행
하는 동안 관도솔천의 상세한 모습이 표현된 것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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