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68 - 고경 - 2023년 1월호 Vol. 117
P. 68

로 빛나고 천자와 천녀가
                                                   악기를 들고 노래하고 있
                                                   다.  이  노래는  수행자의

                                                   십선과 사홍서원을 칭찬

                                                   한다. 4)
                                                    천신 뇌도발제의 정수
                                                   리에서 나온 흰빛은 선법

                                                   당 1층의 대좌 위를 지나

                                                   가고  있다.  선법당의  천
                                                   녀들은 백불자를 들고 있
                                                   거나 악기를 연주하고 있

                                                   다.  백불자는  번뇌에서
          사진 6.  둔황 419굴 서벽 오존불 불감과 미륵상생경변 천
                                                   벗어나지 못한 수행자가
               장화(빨간 선 부분).
                                                   깨달음에 이르면 스승이
          하사하는 선종수행의 상징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백불자는 선종사찰의 조

          사상과 경주 석굴암의 제석천에서 볼 수 있다. 제석천은 오른손에 번뇌를

          털어내는 백불자와 왼손에 번뇌를 부숴버리는 금강저를 들고 있다. 제석
          천은 범천과 함께 인도의 고대신화에 나오는 신으로 불교천신으로 귀속되
          었다.

           만불동 벽화의 천녀가 들고 있는 백불자는 아직 번뇌에서 자유롭지 못

          한 미륵신앙의 성격을 상징한다. 즉 미륵신앙 수행자들은 설법을 듣고 사
          유관을 통하여 도솔천에 상생하고 미륵신앙의 궁극적 목표인 불퇴전법에




          4) 고혜련, 『미륵과 도솔천의 도상학』, 일조각(2011), 310〜311쪽.


          66
   63   64   65   66   67   68   69   70   71   72   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