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23 - 고경 - 2023년 3월호 Vol.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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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 하남 정심사 전경.




             어오며 보니 뒷산 머리에는 눈이 하얗다. 이곳에는 돌무더기가 널려 있고
             눈이 없었다. 돌아서서 보니 저 멀리 도봉산이 훤히 넓게 보였다. 며칠 후
             보살님 댁에 갔더니, 훗날 집이 마련되면 소납에게 와서 지내라고 하면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금 이렇게 큰스님 계실 때 집을 하나 마련해 두면 나중 큰스님 가시
             고 계시지 않을 때 문도 스님들께서 걸망을 벗어놓고 쉴 수 있는 곳이 될
             것입니다.”

               얼마 후 법당을 세우고자 했던 보살님들과 함께 만났다. 우선 그 땅을 사

             서 건물을 하나 짓기로 했다. 소개한 사람이 이곳은 그린벨트 지역이지만 오
             래지 않아 해제될 것이라고 했다. 이 일은 두 보살님들이 너무나 오랫동안
             원했던 것이라 매우 빨리 순조롭게 진행되었다. 공사를 착공한 이후 준공을

             얻기까지 한 해가 채 걸리지 않았다. 이듬해 부처님 열반일에 개원식을 했

             다. 1985년 음 2월 15일이다. 큰스님께서 정심사正心寺라고 이름을 지어 주
             셨다. 훗날 큰스님께서 대학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기 위해 여기에 짧은 기
             간 두 번(1990년과 1991년 가을) 머무셨다. 오래된 큰 소원을 이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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