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3 - 고경 - 2023년 4월호 Vol. 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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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아가 당시 정토진종이 국내 상황에 맞춰 주창한 ‘왕법위본王法爲本·
             진속이체眞俗二諦’를 「진종설교」에 포함한 점은 흥미롭다. 이외에도 상해 별
             원은 같은 시기에 『일본외사日本外史』(1879)를 출판했다. 이 책은 청말 문인

             인 전자금이 서평을 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일본인들은 모두 중국의 책을 읽지만 나는 아직 일본 책을 읽지
                  않았다. 일본 역사책을 읽으려 해도 잘못된 글자가 난해하고 읽기

                  도 전에 잠이 온다. 이번에 『일본외사』를 받아보니 모두 22권으로

                  …… 사적이 빠짐없고 오기육도의 풍토와 인정이 뚜렷이 기록되어
                  있다. 문장은 매우 능숙해 생각한 대로 이루어졌다. 서사는 간결하
                  고 분명하고 논의는 깔끔하게 지나가며, 칭찬과 헐뜯음도 희미하

                  게 드러난다. 진정으로 뛰어난 역사가의 재능이 있고 본보기가 될

                  만한 문장들이 가득하다.”


               『일본외사』 역시 중국인을 대상으로 한 일본 역사서로 이후 일본에 대한

             중국인들의 인식을 심화하는 계기가 된 서적이다. 핫카는 『일본외사』 출판

             에 대해 자신의 『잡록』에 출판 비용과 전자금에게 보내는 사례금을 상세하
             게 기술했다. 핫카의 행보를 보면, 그는 학자보다는 행정가 혹은 관료에 가
             깝다. 메이지 시기 일부 승려를 제외하고 대부분이 핫카와 유사한 여정을

             걸었지만, 핫카의 경우 유독 관료적 성격이 강한 포교승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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