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 - 고경 - 2023년 5월호 Vol. 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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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 보면서 머잖아 해인사도 물이 부족한 때가 오겠구나 하는 걱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요즈음 가뭄이 심해지다 보니 올겨울에는 해인사 골짜기에
흐르는 물이 점차 줄어 암자는 물론이고 해인사도 겨울나기에 애를 먹고 있
습니다. 그러더니 해인사 홍류동계곡이나 가야면 청량사 오르는 입구에 흐
드러지게 피던 벚꽃마저도 개화기가 3월 말로 당겨지고 말았습니다.
이런 세월의 변화 속에 4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2023 순천만국제정
원박람회’가 10년 만에 열린다는 뉴스가 연일 흥미롭게 보도되고 있었습니
다. 순천만국가정원은 3월 31일까지 공식적으론 휴장이었지만 며칠간 무
료관광의 기간을 설정해 많은 사람이 다녀갔고, 4월 1일 ‘2023 순천만국제
정원박람회’가 개회되고 일주일이 못 되어 45만여 명이 다녀갔다는 뉴스
를 보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10년 만에 열린다”라는 제목을 보니 마음
이 작동하여 상좌 일봉, 일거, 일엄스님과 함께 2박 3일 일정으로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와 이웃의 ‘보령해저터널’과 안면도 등을 둘러보기로 하고
봄나들이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4월 10일, 순천만천문대에서 뜻밖의 선물을 얻다
4월 10일, 8시 30분에 산청 겁외사를 떠나 지리산을 달려 하동 삼성궁
에 도착하여 주변을 둘러보니, 그렇게 요란스럽던 벚꽃은 이내 다 져버리
고 가지마다 새잎이 돋아나며 푸르름을 다투기 시작하는 모습이 무척 싱
그러웠습니다. 10시에 광양 구봉산 전망대에 올라 사방을 둘러보았습니
다. “저 멀리 동쪽에 제일 높게 솟아 있는 봉우리가 지리산 제일봉 천왕봉
이고, 희미하게 보이는 저 다리가 남해대교이고, 그 옆이 이순신장군이 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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