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69 - 고경 - 2023년 6월호 Vol. 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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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미로운 점은 오구루스가
중국포교를 위해 이안심異安
心을 이용하자고 제안한 점이
다. 이안심은 정토진종의 개산
조인 신란親鸞을 정통으로 인
정하지 않는 이견들을 의미한
다. 이안심 문제는 이미 신란
사진 6. 묘쇼지妙正寺. 오구루스 코쵸가 말년에 주지로
재세 당시인 12세기에도 있었 보냈다.
고, 에도시대에 논쟁이 가장 크게 격화되었다. 메이지 이후에도 진종교학과
서구 근대사상과의 접점에서 발생한 정토 논쟁 등이 끊임없이 제기되었다.
때문에 진종 교단은 이안심을 배제하려는 입장을 끊임없이 고수했다. 이
러한 이안심을 오구루스가 이용하자고 제안한 것이다. 그의 논점은 이안
심자들은 염불을 잘하고 정의롭기보다는 끈기가 있으므로 중국에 파견해
언어를 습득하게 해야 한다. 그러면 이들이 염불을 포교할 것이라고 했다.
심지어 진종이 바라지 않는 염불을 이안심이 하더라도 그리스도교보다는
낫다고 했다.
오구루스의 중국포교 계획은 진종에 대한 자신감과 중국불교나 중국 사
회에 대한 과소평가로 이루어진 낙관적 시각이었다는 평가가 크다. 당시
오구루스의 중국포교 계획이 정토진종 본산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졌는지
는 별개로 두더라도 진종 포교를 위해 현실과 이상의 접점을 찾아 중국 사
회에 침투하고자 했던 그의 노력만큼은 인정할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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