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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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경계를 여는 진언 ‘옴(ॐ,;Oṃ:唵)’


               ‘세계 최대의 탑’이라는 이름값을 하듯 대탑에서의 새벽맞이는 역시 늘

             현란하고 장엄하였다. 내가 대탑에 도착하는 시간은 우리식으로는 ‘묘시卯

             時’이고 티베트식으로는 ‘시간의 수레바퀴[時輪]’인 ‘깔라짜크라’가 가속도가
             붙어 지구의 운행이 활발해지는 시간이라 우주적 에너지 파동이 최고조를
             이를 때여서 모든 것이 깨어나는 시간대이다.

               거대하고 하얀 돔형 스투파에 얹힌 뾰족한 투구모양의 금빛 상륜부 위

             에서부터 점차 햇빛이 비쳐 내려오면서 이윽고 사각형 탑신부에 그려진
             ‘지혜의 눈’ 또는 ‘쉬바의 눈(Lord Shiva’s eye)’에 햇빛이 닿으면 온 우주가 미
             세하게 진동을 하는 듯 하늘과 땅이 동시에 ‘옴(ॐ,;Oṃ:唵)’이란 소리를 토해

             낸다.

               그러면  대탑  여기저기에  매달려  있는  수천수만의  오색깃발  ‘다르촉
             (Darchog: 經幡)’이 간밤의 이슬을 털어
             내듯 가볍게 휘날리고 이에 다시 화답

             하듯 수천수만 마리의 비들기가 새벽

             하늘로 날아올라 대탑을 선회하는 장
             관을 연출한다.
                그러면 수천수만의 순례객들도 저

             절로 “옴 마니 반메 훔” 이란 만트라

             (Mantra)를 염송하면서 탑돌이를 계속
             한다. 바로 우주의 경계를 여는 진언
             이며 자비의 화신, 아발로끼테스바라
                                                 사진 5.  신령스런 눈이 사바세계의 무명을 밝
             (Avalokiteshvala)의 염원이 깃든 소원             혀줄 듯도 하건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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