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36 - 고경 - 2023년 9월호 Vol. 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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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논의가 있어 큰 환영을 받았다. 이중 체
                                    중현은 사사무애事事無碍의 법계실상을 표
                                    현한 말, 구중현은 앎과 이해의 차원을 벗

                                    어나 진리를 직접 드러내는 말, 현중현은

                                    언어의 틀을 벗어난 고함이나 몽둥이와 같
                                    은 말을 가리킨다는 해석이 뒤따른다. 이렇
                                    게 의미에 따른 범주의 구획이 행해지면 상

          사진 4. 임제선사(일본승려 曾我蛇足 그림).
                                    호 간에 순서와 우열이 정해지는 것은 필연
          에 가깝다. 3현3요만 해도 체중현→구중현→현중현으로 나아가는 지위승
          급의 관계가 성립한다는 논의가 뒤따른다.

           그리하여 임제종만 해도 4빈주四賓主, 4료간四料簡, 4할四喝, 4조용四照
          用의 각 항목들의 순위에 대한 주목이 일어나게 되고, 조동종의 정편5위正

          編五位, 운문종의 운문3구雲門三句 등의 차별성에 대한 연구가 꼬리에 꼬리
          를 물고 일어나게 된다. 정안종사의 가르침을 따른다면서 그 차별성, 혹은
          우열성의 규명에 천착한다면 그것을 바른 수행이라 할 수 있을까? 성철스

          님은 탄식한다.



              “그러면 조주의 ‘정전백수자’나 동산의 ‘마삼근’은 구중현이니 낮
              고, 임제의 할과 덕산의 방은 현중현이니 그 경지가 더 높은 것이

              되는데 과연 그런가? 이는 선문의 종취를 꿈에도 모르고 하는 소

              리이다. 어찌 조주의 법문은 낮고 임제의 할은 높다 하겠는가? 참
              선을 조금이라도 해 본 사람이라면 그 잘못됨을 분명히 알 것이다.
              3현3요는 공부하는 차제나 단계가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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