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72 - 고경 - 2023년 10월호 Vol. 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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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는 반신공양상이다. 그렇다면 윈강 19a굴(사진 3)과 황흥 5년명에서 표현
          된 반신공양상의 도상의미는 무엇일까?
           하서석굴군의 문수산 만불동 동벽 벽화를 다시 보자. 미륵보궁의 사자

          좌에 앉아 있는 미륵상생보살을 마주보며 뒷모습으로 표현된 두 형상이 수

          직선상에 놓여 있다(사진 7). 첫 번째는 천자이다. 그는 자신의 천보관을 받
          쳐 미륵을 위해 미륵보궁을 짓겠다고 서원을 세우고 있다. 두 번째는 무장

          한 군인복식을 한 대신이며 무릎을 꿇고 있는 뇌도발제牢度跋提이다(사진 7
          의 표시 부분). 『상생경』을 보자.



              “도솔천궁에는 뇌도발제라는 대신大神이 살고 있다. 뇌도발제는 일
              어나 시방불十方佛에 절하고 서원을 세우는데 ‘만약에 그동안 쌓은

              나의 공덕이 미륵보살을 위해 선법당善法堂을 지을 수 있다면, 나의

              이마로부터 보석진주가 나올 것이다.’ 이 서원이 끝나자 그의 이마
              로부터 오백억 진주가 쏟아져 나왔다. 모든 색을 함유한 이 진주는
              안팎이 빛나고 있다. 보석으로부터 나오는 빛은 공중에서 회전하

              여 49중 담으로 둘러싸인 보궁寶宮으로 변한다.”            2)



           뇌도발제의 정수리에서 좌우로 뻗어 나온 흰색 광선은 운강 19a굴 반신
          공양상의 두상에서 솟구쳐 흐르는 공양물과 같다. 흰색 광선은 그의 선업

          공덕이 충분하여 이마에서 쏟아져 나온 오백억 진주이고 그 빛은 도솔천

          에 선법당을 짓는다. 기존 연구자들은 위의 뇌도발제를 야차(yaksa)라고 해



          2)  T452/419(a7∼13), “爾時此宮有一大神. 名牢度跋提. 卽從座起遍禮十方佛. 發弘誓願. 若我福德
           應爲彌勒菩薩造善法堂.  令我額上自然出珠.  旣發願已額上自然出五百億寶珠  琉璃頊梨一衆色無
           不具足 如紫紺摩尼表裏暎徹 此摩尼光廻旋空中 化爲四十九重微妙寶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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