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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럼 수많은 일들이 스쳐 지나갔습니다. 성철 종정 예하의 깃털처럼 가벼워
          진 몸을 품에 안아 드린 게 엊그제 같은데, 큰스님 직계 상좌인 ‘원圓 자’ 스
          님들은 대부분 노老 스님이 되었고, 이젠 ‘일日 자’ 손상좌들이 중심이 되어

          이런저런 기념사업과 추모행사를 이어가고 있으니, 한편으론 뿌듯하고 한

          편으론 세월의 무상함이 느껴지는 순간이기도 했습니다.
           잠깐의 감상을 털고 자리에서 일어나 밖으로 나오니 반가운 분들이 합
          장 인사를 해 오셨습니다. 한결같이 “이런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감사하

          다”고 하니, 역시 성철 종정 예하의 법향法香은 예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구

          나 싶어서 그 그늘에 기대어 살아 온 세월이 뿌듯하게만 느껴졌습니다.
           궂은 날씨와 노구에도 불구하고 성철 종정 예하의 열반 30주기를 축하
          하기 위해 먼 길을 마다않고 오신 원로 교수님과 발표자님, 사부대중들에

          게 무어라 감사를 드려야 할지 송구할 뿐입니다. 어쩌다 무슨 무슨 시상식

          을 보면, 감사 인사를 끝도 없이 하거나 행여 이름을 빠뜨린 사람은 없는
          지 골똘히 생각하는 모습을 보고 “뭐 저리 시간을 끄나?” 싶었는데, 지금
          제 심정이 딱 그런 심정입니다.

           무엇보다 우선 정심사 회주 원영스님과 주지 일념스님 그리고 신도회장

          단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합창은 물론이고 점심 공양을 준비한 박성희 교
          수팀과 함께 삼광월 회장을 비롯한 회장단 일행이 앞치마를 두르고 공양
          간을 질서 정연하게 운영해 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립니다. 부산에서 올라

          온 고심정사 신도회장과 얼싸안고 포옹하는 모습에선 역시 큰스님을 향한

          신심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구나 싶었습니다. 또 조계사 국화축제 견
          학을 핑계 삼아 온 정심사 어린이법회 아이들과의 기념촬영도 소납에겐 큰
          기쁨이었습니다. 저 아이들 중에 누구라도 이 자리에 와 본 게 법연이 되

          어 향후 2,30년 뒤에 이 국제회의장 단상에서 성철 종정 예하의 사상을 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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