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82 - 고경 - 2023년 11월호 Vol.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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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지위는 유지되고 있어서 신비스럽게 보이는 무스탕을 버킷리스트에 올
려놓은 호사가들이 많다. 그들은 여행사를 통해 허가를 받은 다음 가이드
와 동행해서 입경이 가능하게 되었다.
무스탕의 젖줄 대하 깔리간다키
포카라에서 새벽에 출발하는 로컬버스를 타고 바굴룽Bagulung, 베니
Beni를 지나 반나절 정도 험한 비포장도로를 지그재그로 힘들게 협곡을 지
나 올라오면 갑자기 시야가 열리며 믿기 어려울 정도로 드넓은 큰 강 유역
이 눈에 들어온다. 바로 대하 깔리간다키이다. 여기서 필자가 대하大河라
고 표현한 것은 그만큼 장대하고 스펙타클한 강이란 뜻이다. 장마철 외에
는 강물은 별로 없지만, 강 유역은 놀라움을 금치 못할 정도로 광활하다.
더구나 강변 오른쪽에는 닐기리, 안나푸르나 같은 거대한 설산이, 왼쪽으
로는 장대한 다울라기리 설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어서 더욱 그러하다.
무스탕 지역은 흔히 상·하로 나뉘는데, 이웃 지역이면서도 민족과 종
교와 언어 그리고 생활관습이 완연히 다르다. 우선 우리가 그냥 무스탕으
로 알고 있는 상 무스탕Upper Mustang은 티베트와의 국경지대부터 만탕과
짜랑Tsarang을 중심으로 한 윗 지방을 가리킨다. 원주민들은 티베트계 혈
통의 사람들로서 스스로를 로바Lobas라고 부른다. ‘로Loh 왕국의 사람’이란
뜻이다. 원래 로는 그냥 남쪽을 의미하는 단어이지만 의역하면 그들의 조
상이 북쪽 창Chang에서 왔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반면 하 무스탕Lower Mustang은 로왕국의 관문인 까그베니Kagbeni에서
남쪽으로 좀솜, 마르파, 툭체, 가사Ghasa까지의 깔리간다키 하류지역을 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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