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3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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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하려고 할 때, 무엇을 교육 자료로 쓸까? ‘어떻게 하면 저분처럼 성공할
             수 있을까?’ 하며 눈망울 초롱초롱한 이들에게, 그는 무슨 말을 할까? 한
             사람이라도 더 자신처럼 성공하길 바라는 그가 일러주는 성공 방법에는 무

             슨 내용이 담길까? 그의 가르침은 일차적으로 자신의 실패와 성공 경험에

             서 나올 것이다. 자신의 경험담이야말로 가르침에 설득력을 부여하는 가
             장 결정적인 근거일 것이다. 그는 필요할 때마다 자신의 실패와 성공 경험,
             그 전 과정에 대해 자세히 일러주려고 할 것이다. 진정 제자를 사랑하는 스

             승이라면.

               하물며 인천人天의 스승, 지혜와 자비의 완벽한 결합과 일관성을 기적처
             럼 온몸으로 증언하는 붓다일진대 어떠했겠는가. 사람들을 가르칠 때, 6
             년 수행 경험을, 직접 겪었던 실패와 성공 경험을, 중요하게, 자세하게, 수

             시로 설했을 것으로 보아야 상식이다. 6년 동안의 수행 과정에서 직접 확

             인한 실패와 성공의 이유에 대한 회고적 증언이야말로 제자들에게도 가장
             중요하고 호소력 넘치는 가르침이었을 것이다.
               붓다의 제자들은 그 회고를 얼마나 그대로 기억하여 전하고 있는 것일까?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 소화 안 되는 내용은 혹 빠져 버리지 않았을까? 자신

             의 이해나 기대를 투영해 추가하거나 변형하지는 않았을까? 또 후학들은 기
             록된 그 회고를 어떻게 소화하고 있는 것일까? 그 내용과 의미를 붓다의 의
             도에 맞게 읽어내고 있는 것일까? 붓다의 수행담 회고에서 실패와 성공의 이

             유를 포착하여 자신의 현재 실존에 적용하고 있는 것일까?

               궁금하다. 아니, 궁금해야 한다. 고타마 싯다르타라는 청년이 붓다로 바
             뀐 과정이 우리 삶에 무슨 선물을 줄 수 있는 것인지 궁금해야만 한다. 그
             런데 이 궁금증을 채우려 하는 즉시 강력한 장애물에 맞닥뜨린다. 고타마

             의 수행 과정을 보는 시선이 너무 종교화되어 버린 것이다. 청년 고타마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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