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41 - 고경 - 2024년 1월호 Vol. 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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聚說을 배경으로 하는 수행법으로, 고타마가 선정과 고행을 모두 그만둔 것
은 브라흐만 전통과 사문 전통 모두를 극복한 것을 의미한다. 붓다의 연기
설은 전변설과 적취설을 모두 넘어선 것이다. 붓다는 연기를 성찰하여 깨
달았다. 그러므로 논리적 성찰이 깨달음의 방법이다.” 이는 붓다가 될 수
있었던 이유를 읽는 시선들이다.
청년 고타마 싯다르타의 모험
그런데 이런 서사와 독법에서 우리는 고타마 싯다르타의 수행 경험과 깨
달음의 인과적 연관을 얼마나 확보할 수 있는가? 고타마 싯다르타와 붓다
사이의 6년에 대한 이런 기술이 우리의 현재 실존에 어떤 의미로 다가오
며, 어떤 유익함을 줄 수 있을까? 6년 경험에 대한 붓다의 회고에서 ‘우리
의 지금 여기의 삶’에도 적용시킬 수 있는 것을 얼마나 건져내고 있을까?
너무 익숙하지만, 너무나 먼 전설로 다가오는 것은 아닌가? 가장 절실하
고 요긴하게 간수해야 할 것을, 과도한 종교적 시선과 타성적 독법으로 진
열장 안에 박제화剝製化시키고 있는 것은 아닌가?
29세의 청년 고타마 싯다르타는 35세까지 6년 동안 수행했다. 그리고
붓다가 되었다. 그 6년 수행은 고타마 싯다르타/붓다의 삶에서 가장 중요
한 시기이다. 보장된 사회적 특권도 내려놓고, 사랑하는 가족도 뒤로 하고
감행한, 그러나 성공을 장담할 수 없는 모험의 기간이다.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는 길에서, 오직 구도의 열정 하나로 모든 역량을 불태웠던 기간. 성
공했기에 망정이지 실패했다면 허무의 늪에 빠져들었을 도박 같은 기간이
다. 그 6년은 남은 45년 생애의 내용을 더없이 특별하게 만든 전환의 시절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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