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9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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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으며, 선 수행을 돕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
을 밝히고 있다.
이와 함께 중풍이나 각기병 등에 뽕잎이나 차가 효과를 발휘하며, 가지
기도와 함께 재액을 물리칠 수 있다고 한다. “차는 양생의 선약인 동시에
수명을 늘이는 묘술을 갖추고 있다.”라고 하며 심신의 건강과 수양에 도움
이 됨을 역설하고 있다. 실제로 그는 중국에서 차 씨앗을 가져와 여러 곳
에 심어 재배했다. 이로써 일본의 선원다례의 문화와 다선일미의 선풍이
일기 시작했다.
에사이는 『미래기未来記』에서 그의 사후 50년 뒤에는 일본에서 선이 융
성하리라고 전망한다. 그의 예언대로 29인의 제자가 건인사를 비롯하여
각지에서 활약한다. 훗날 조동종의 종조 도겐道元은 입송 전에 건인사에서
에사이의 제자인 묘젠明全으로부터 선을 배웠다. 도겐은 에사이의 손제자
가 되는 셈이다. 도겐의 설법집인 『정법안장수문기正法眼蔵随聞記』에서 에
사이를 매우 존경하는 마음으로 그에 관한 여러 일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묘젠은 천동산에서 수행하다가 요연당了然堂에서 입적했다. 그의 유해는
도겐이 귀국할 때 모시고 왔다.
에사이는 『흥선호국론』의 대미인 ‘회향발원문’에서 『대반야경』의 ‘회향품’
을 인용하고, “우리는 지금 이처럼 회향하고, 이처럼 발원하며, 세세생생
반야를 만나 최상 여래의 선을 수행하고, 모든 중생과 함께 대비 방편을 수
습하여 미래세상이 다하도록 나태하거나 지치지 않아야 한다.”고 설한다.
말법의 시대에 선이야말로 석존의 정법안장을 얻는 일이며, 중생 구제 방
편의 핵심임을 누누이 강조하고 있다. 그러니 어찌 시공을 초월한 불법이
스스로 살아 숨쉬며, 그 자신의 생명을 위해 명안종사明眼宗師를 부려쓰고
있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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