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76 - 고경 - 2024년 2월호 Vol. 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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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4. 『내증불법상승혈맥보』(동경국립박물관 소장).
릇되다고 하면, 저 덴교대사 또한 그릇되다 할 것이며, 덴교대사가 그릇되
다고 하면 우리 천태의 교학 역시 설 자리가 없게 됩니다. 천태의 교학이
서지 못하는데, 천태의 무리들이 어찌 나를 물리칠 수 있겠습니까?”라고
반문했다.
『내증불법상승혈맥보』 또한 사이초가 나라를 중심으로 한 당시의 구세
력인 남도南都 불교로부터의 공격에 대해 천태종의 정통성을 밝힌 것이다.
인도·중국·일본의 불법의 상승 계보를 제시한 것으로 달마대사 부법付
法, 천태 법화종, 천태 원교보살계, 태장금강계 양만다라, 잡만다라의 5종
류의 혈맥보를 글과 그림으로써 기록했다. 원밀선계圓密禪戒의 4종법문이
사이초에게 계승되었음을 증명하고자 한 것이다.
이로써 천태종은 에사이의 선종에 대한 이해가 깊어졌고 포교에 대한 방
해는 없어지게 되었다. 밀교는 천태지의의 종합불교의 뜻을 받들고자 한
사이초가 평생을 통해 습득하고자 한 마지막 관문이었다. 1204년에는 『일
본불법중흥원문日本佛法中興願文』을 지어 사이초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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