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48 - 고경 - 2024년 7월호 Vol. 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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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옮겨온 벚나무도 있고 수많은 나무, 꽃, 풀들이 있습니다. 그 나무는
          물론 풀까지 하나하나 다 이름표를 붙여 놓았군요, 대단합니다. 심지어
          ‘처녀 치마’ 같은 듣도 보도 못한 작은 풀꽃까지 이름을 달아놓았습니다.

          히라가나 하나만 달기에도 힘들 텐데 한자, 한글까지 병기해 놓았습니

          다. 작은 정성이 하나하나 모여서 텐류지라는 최고의 브랜드를 만들어
          낸 것입니다.



            청량법안도淸凉法眼圖



           텐류지天龍寺에 있다는 것을 알고 갔지만 보지 못한 것도 있습니다. 가
          장 보고 싶었던 것은 「운문대사도」와 「청량법안도」였는데 비공개라 보지

          못했습니다. 13세기 초 당대 최고의 화가인 마원(1160~1225)이 그리고, 영

          종의 황후인 양후楊后(1162~1232)의 제찬題贊과 붉은색 도장이 찍혀 있는
          그림입니다.
           두 폭 가운데 「청량법안도」의 찬시입니다.




              대지와 산하의 자연은
              필경은 같은가 다른가
              만일 만법유심을 깨달으면

              하늘의 꽃이나 물속의 달을 보지 않으리           1)



           법안문익(885~958)이 스승인 나한계침에게 묻는 장면을 그렸습니다. 계




          1) 京都 天龍寺 所藏, 「淸凉法眼圖」 讚詩 : 大地山河自然 畢竟是同是別 若了萬法唯心 休認空花水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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