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26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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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로 읽는 조선왕조실록 9



          세종의 배불정책과


          불교신앙







          이종수_ 국립 순천대 사학과교수





            조선 건국과 함께 권력을 잡은 유학자들은 중앙 정치 무대에서 불교

          를 배제하기 위한 여러 정책을 임금에게 건의하였지만, 독실한 불교 신
          자였던 태조 이성계는 번번이 대신들의 건의를 묵살하였다. 이른바 배

          불정책은 태상왕 이성계가 사망하는 1408년(태종 8) 이후부터 현실화되기
          시작한다.




            배불의 도화선이 된 사원 노비 간음 사건


            태종은 진관사와 회암사 승려의 노비 간음 사건을 계기로 사원 노비의

          상당수를 국가 재산으로 귀속시켰고, 또 전국의 주요 사찰 242곳을 제외

          하고는 사원에 주었던 전지田地에 대한 조세 수취권을 속공하였다. 뿐만
          아니라 국가 관리의 11개 불교 종파를 7개로 축소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불교계의 반발을 염려하여 급격하고 강압적인 정책을 펼치지는 못하였
          다. 상왕이 된 태종은 당시 불교 정책에 대해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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