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8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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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잔은 앞에서도 이야기한 것처럼 제방을 편력하며 불법의 다양성

          을 몸에 익혔다. 두 스승 중 기카이는 달마종을 통해 졸암덕광의 양기파
          와도 관계가 있고, 에조 또한 달마종에서 공안을 투과하여 깨달음을 얻

          었으며, 에사이를 조옹祖翁으로 존중하였으므로 양기와 황룡 양 파와도
          관련이 있었다. 이들의 가르침을 받은 케이잔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임제

          종의 영향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그렇지만 이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연구가 필요하다.

            케이잔은 교화가 필생의 사명이었다. 그는 “사람에 따라서는 암주庵主

          라고 칭하고, 혹은 산주山主라고 칭하고, 혹은 화상이라고 칭한다. 사법嗣
          法(법사로부터 법을 이어 받음)의 존숙을 위해 포살상당布薩上堂을 행하고, 치
          백緇白(승속) 2중衆을 위해 또한 수계 입실을 행한다. 원院(사찰)의 대소를

          논하지 말라. 이는 인천의 스승이며, 이는 위로부터 불조의 가르침의 비결
          이다. 화상을 함부로 칭하지 말라. 부처를 대신하여 교화를 드날려야 한

          다. 이를 주지라고 하며, 그것이 바로 그의 위상이다.”(『동곡기』)라고 설한다.
            그는 중생제도를 위해 평생을 출가와 재가를 가리지 않고 수계 득도

          의 의식을 행해 왔다. 비구와 비구니에 대한 차별도 없었다. 불법은 누구

          를 위해 있는가라는 물음에 케이잔의 일생은 그 해답에 다름이 아니다.
          정법의 원칙하에 삶의 모든 객관적 조건을 대기대용大機大用의 분상에서
          능소능대能小能大하고 살활자재한 선사의 위용을 케이잔만큼 잘 드러낸

          자가 있을 것인가.





             원영상   원불교 교무, 법명 익선. 일본 교토 불교대학 석사, 문학박사. 한국불교학회 전부회장, 일본불
            교문화학회 회장, 원광대학교 일본어교육과 조교수. 저서로 『아시아불교 전통의 계승과 전환』(공저), 『佛
            教大学国際学術研究叢書: 仏教と社会』(공저) 등이 있다. 논문으로는 「일본불교의 내셔널리즘의 기원과
            역사, 그리고 그 교훈」 등이 있다. 현재 일본불교의 역사와 사상을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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