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ge 186 - 고경 - 2024년 9월호 Vol. 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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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한 답변에 깊은 감명을 받은 그는 총지사를 ‘조동 출세의 도량으로 보

          임補任’하고 그 주지의 자색 법복 착용을 인가했다. 그리고 친필의 총지사
          서액을 내려 관사로 삼았다. 조동종으로서는 최초의 관사가 되었다.



            중생제도를 중시하는 가풍



                                                케이잔은 밀교적인 다양한

                                             행사를 도입했다. 기도회나 『대
                                             반야경』 전독회를 통해 진호국

                                             가鎭護國家나 양재초복禳災招福
                                             을 위한 행사를 열었다. 이는 고

                                             대로부터 궁중이나 진언종 사
          사진 5. 『전광록傳光錄』.
                                             찰에서 해 오던 풍습이었다. 그
          러나 도겐이 여정으로부터 정치권력과는 거리를 두도록 한 가르침을 지
          킨 것과는 대조를 이룬다. 도겐은 왕법보다는 불법을 철저히 우위로 두

          었다. 그렇다고 그가 기도나 제례를 부정한 것은 아니었다. 승려들의 안

          전이나 기상문제에 대한 기도를 행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제방에서 호지
          승護持僧으로 행하는 가지기도를 멈출 것을 설하기도 했다.
            도겐의 의도와는 달리 『케이잔 청규』의 월중행사에는 하중夏中기도, 인

          병因病기도, 연중행사에는 정월 삼조三朝기도, 능엄회 등이 제시되어 있다.

          그리고 불교 내의 천부 제신, 중국과 일본의 신에 대해서도 기도하도록 하
          고 있다. 또한 일본 밀교에서 행하던 시아귀회도 들어 있다. 이는 여정으

          로부터 “참선은 신심탈락身心脫落이다. 소향, 예배, 염불, 수참, 간경은 필
          요치 않으며, 오직 지관타좌뿐이다.”(『보경기』)라는 가르침을 받은 도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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